딱 2주 전에 이런 회고를 썼었다.
📋 [6월 TIL #2] 다른 근육 쓰기: 2주년 이벤트 & 글로벌 유저 인터뷰
중국 유저 인터뷰이 모집 준비를 하면서, 여러 장벽들에 막혀서 괴로워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엔 이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뿌듯한 마음에 남기는 회고를 쓸 날을 기대하는 말도 썼었다. 오늘 실제로 중국 유저 인터뷰를 진행하고 여러 감정이 들어 회고를 남겨본다. 요 며칠동안 방구석에서 공부한 내용만 적다가 몸으로 부딪히고 겪은 일에 대한 회고를 쓰니 기분이 좋다!
(혹시 중국 유저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팀에서 보면 좋을 팁들도 있으니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무너질 뻔한 인터뷰를 어떻게든 이어간 날
오늘 중국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 4명에게 인터뷰 신청을 받았고, 그중 2명은 지난주에 참여 확정까지 한 상태였다. 오늘 오전에 한 번 더 리마인드 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도 답장이 없었다. 그래도 지난주에 확답까지 받은 2명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첫 번째 인터뷰 시간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순간 리마인드 메일에 답장이 없었던 4명 모두가 안 들어오는 최악의 상황이 떠올랐다. 그래서 급하게 DB에서 중국 유저 정보 쿼리 날리고 CSV를 받아서 “지금 들어오면 1개월 무료를 준다”는 식으로 모달을 띄웠다. 그러자 3명이 들어왔고, 그중 1명과 바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1명은 나중에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방법이라도 쓰니 되는구나 싶었다.
물론 그 뒤에도 모든 일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다음 사람은 답장은 없었지만 그래도 시간에 맞춰 잘 들어와서 양질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쭉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고, 이때는 모달을 띄워도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총 스코어는 5명과 약속을 잡고 2명과 실제로 진행..이었다.
현지의 소통 방식은 생각보다 중요했다
오늘은 중국인 친구가 도와주러 와서 같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친구는 대학교 3학년 때 배드민턴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친구다. 당시에는 한국말을 엄청나게 잘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부탁하면서도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조금 있었다. 회사에서도 중국 진출을 위해 투자를 한 상황이니, 이 시간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컸다.
그런데 막상 같이 해보니 우리가 필요한 거의 모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인터뷰 진행도 잘 도와줬고, SNS에 글을 올리고 홍보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직접 계정을 운영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많이 말해줬다. 단순히 중국어를 번역해주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중국 유저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알려준 것이 컸다. 덕분에 오늘 인터뷰는 혼자 했으면 절대 얻기 어려웠을 내용까지 얻을 수 있었다.
[배운 점 ①: 채널톡과 이메일보다 WeChat으로 바로 친구 추가 후 긴밀하게 소통하기]

특히 인터뷰 일정 조율과 관련해서 배운 점이 컸다. 우리는 이메일과 채널톡을 중심으로 소통했지만, 약속을 잡은 사람 중 실제로 인터뷰까지 이어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친구가 먼저 “앞으로는 WeChat으로 바로 소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메일은 업무적인 느낌이 강해서 석사생이나 박사생들이 잘 안 쓸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으니, 다음번에는 반드시 이 부분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운 점 ②: 샤오홍슈를 정보 검색창으로 사용한다는 점, 텍스트 중심의 지후와 영상 중심의 틱톡]

또 홍보 채널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샤오홍슈를 단순한 SNS가 아니라 정보 검색창처럼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지후는 텍스트 중심, 틱톡은 영상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정리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채널 감각을 그대로 중국에 적용하면 안 되고, 그곳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정보를 찾고 신뢰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배운 점 ③: 구글미팅을 사용할 수 없는 중국 환경, 텐센트 미팅과 티로 즉시 번역 및 필사 사용]

인터뷰 도구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에서는 구글미팅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텐센트 미팅을 사용해야 했고, 인터뷰 내용을 바로 번역하고 필사하기 위해 티로 같은 도구도 필요했다. 이런 것들은 해보기 전에는 막연히 알고만 있던 문제였는데, 실제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훨씬 구체적인 실행 항목이 되었다. 언어 장벽뿐 아니라 사용하는 도구와 소통 채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현지 유저를 만나려면 그 환경에 맞춘 운영 방식이 필요했다.
언어는 달라도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중국 유저라고 해서 석사생이나 박사생의 삶 자체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Moonlight를 좋다고 느끼는 포인트나 사용하는 방식도 한국 유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연구하고, 읽고, 정리하고, 다시 찾아보고, 자기 분야의 지식을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는 비슷했다.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제품이 해결하려는 핵심 문제는 꽤 보편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자신감 있게 소구 포인트를 잡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한국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소구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부분은 여전히 있다. 중국이라고 해서 완전히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문제를 다른 언어와 다른 채널에서 설명해야 하는 것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관건은 우리가 무엇을 강조해야 사람들이 “이건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다”라고 느끼는지 찾아내는 일이다.
오늘 인터뷰에서도 그 지점을 많이 물어봤다. 중국 인터뷰이들에게 실제로 Moonlight를 어떻게 소개했는지, 어떤 표현을 썼을 때 잘 이해했는지, 어떤 워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는지를 확인하려고 했다. 우리가 한국어로 만든 메시지를 단순히 중국어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유저들이 실제로 쓰는 말과 사고방식 안에서 다시 표현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인터뷰는 단순한 유저 리서치라기보다, 중국 시장에서 Moonlight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는 시간이었다.
작게 시작하되, 특정 분야를 깊게 파볼 수 있겠다는 생각
같이 인터뷰를 본 팀원이 낸 의견 중에 인상 깊었던 것도 있다. 중국은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만 파도 충분히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특정 시기에 한 분야의 사람들이 거의 다 쓰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다. 처음에는 크게 느껴졌지만, 생각해보니 꽤 설득력 있는 방향이었다.
실제로 우리가 인터뷰했을 때 Moonlight를 정말 좋아하는 열성팬 같은 유저는 이 분야의 사람이었다. 우리 팀의 초기 유저들 중에도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니 완전히 넓게 가기보다, 이미 반응이 좋았던 분야에서 더 깊게 파고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시장 전체를 막연하게 바라보면 너무 크고 어렵지만, 특정 분야와 특정 시기, 특정 유저군으로 좁히면 해볼 수 있는 실험이 훨씬 선명해진다.
또 중국 유저들은 금액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쓰는 것에 대해 확실히 장벽이 있다는 점도 느꼈다. 물론 이 장벽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우리가 그 부분을 제대로 막아놓지 않은 문제도 크다고 생각했다. 결제를 안 해도 계속 쓸 수 있는 구조라면 당연히 전환이 잘 일어나기 어렵다. 이 부분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만큼, 바로 액션 플랜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장벽이 없어서 한 것이 아니라, 장벽을 느끼면서 한 것
종합적으로 보면, 타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심리적인 장벽이 있는 일이었다. 한국 유저를 대상으로 모달 하나를 띄우는 일도 사실 쉽지 않다. 어떤 문구를 쓸지, 어떤 과정으로 사람들이 신청하게 할지, 신청한 사람들과 어떻게 조율할지, 이 모든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여기에 언어 장벽과 문화 장벽까지 더해지면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진다.
이번에도 그 어려움이 실제로 있었다. 여러 시도를 했고, 그나마 단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막상 해보니 또 다른 문제가 계속 나왔다. 이메일로 리마인드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고, 확정된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고, 모달을 띄워도 어느 순간부터는 반응이 없었다. 그래도 한 번 해봤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가진 레버리지를 잘 활용했기 때문에, 현재로서 낼 수 있는 가장 양질의 넥스트 스텝을 발견한 것 같다.
사람들이 나에게 추진력이 좋다고 말해줄 때가 있다. 그런데 나 스스로는 어떤 일을 할 때 심리적인 장벽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안다. 장벽이 없고 너무 쉬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장벽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결국 그런 날들이 나에게 의미 있는 하루, 인상 깊은 하루로 남는 것 같다.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뿌듯한 경험이었다. 물론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아직 태산이다. 중국 유저를 더 잘 만나기 위해서는 소통 채널도 바꿔야 하고, 홍보 채널도 새로 이해해야 하고, 인터뷰 도구와 결제 구조, 소구 포인트도 계속 다듬어야 한다. 그래도 오늘 한 번 장벽을 넘어봤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나씩 깨나가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만난 인연이 이렇게 이어졌다는 것도 감회가 새로웠다. 그때는 이 친구와 몇 년 뒤 중국 유저 인터뷰를 같이 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이 친구가 인터뷰 진행부터 현지 홍보 방식, 소통 채널, 유저 감각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사람 인연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던 하루였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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