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이브러리 사용자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재미있었던 순간이 있었다.
분명 기능은 이미 많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사용자들은 그 기능들을 꽤 자주 “처음 본다”고 말했다는 점이었다.
citation export도 있었고, 세 줄 요약도 있었고, 정리 기능도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기능을 발견하는 경우가 반복해서 나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discovery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리를 하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 것들이 자꾸 연결됐다.
특히 예전에 썼던 Hammerspoon과 Jef Raskin에 대한 글 과,
어포던스와 기표(signifier)에 대해 정리했던 글 이 계속 떠올랐다.
“왜 사람들은 기능을 발견하지 못할까?”
예전에는 이 질문을 조금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 기능 설명이 부족했나?
- onboarding이 약했나?
- UI가 복잡했나?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문제는 사용자가 게으르거나 충분히 탐색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다.
인간은 원래 숨겨진 기능을 적극적으로 탐색하지 않는다.
래스킨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람의 attention은 지금 하고 있는 task에 머무른다.
사용자는 논문을 읽고 싶지, 인터페이스를 탐험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hover 안에 숨겨진 기능이나, 한 단계 들어가야 보이는 기능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
이번 인터뷰에서 “아 이 기능 있었어요?”가 반복해서 나온 이유도 결국 비슷했던 것 같다.

노먼의 signifier와 래스킨의 인간 중심 디자인
예전에 affordance와 signifier를 공부할 때는 꽤 개념적으로만 이해했던 것 같다.
- affordance는 행동 가능성
- signifier는 그 가능성을 드러내는 신호
정도로만 이해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게 꽤 현실적인 문제로 보였다.
기능은 있었다.
즉 affordance는 존재했다.
그런데 사용자는 그 기능을 행동 가능한 선택지로 인식하지 못했다.
signifier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걸 단순히 “UI 표현 부족”으로만 보기는 어려웠다.
래스킨이 말했던 것처럼,
애초에 인간은 기억하려 하지 않고, 탐색하려 하지 않고, 인터페이스 자체에 attention을 오래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문제는:
“왜 사용자들이 기능을 못 찾았지?”
보다는,
“왜 우리는 사용자가 알아서 찾을 거라고 기대했지?”
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새 기능보다, 이미 있는 기능을 드러내는 일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새로운 기능 요구보다도 “이미 있는 기능”을 보여주는 순간 반응이 훨씬 좋아졌다는 점이었다.
세 줄 요약을 켜주자 바로 만족도가 올라가고,
export 기능을 알려주자 기존 workflow를 바꾸려는 반응도 나왔다.
그걸 보면서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종종 문제를 발견하면 새로운 기능부터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 이미 기능은 충분했고
- 부족했던 건 discoverability였고
- 더 부족했던 건 인간 인지에 대한 이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읽어둔 것들이, 나중에 연결되는 순간
조금 신기했던 건, 예전에 읽고 정리했던 내용들이 이번에 꽤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는 점이었다.
당시에는 그냥 “재밌다” 정도로 읽었던 개념들이었는데,
막상 실제 사용자 인터뷰를 하면서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 사용자는 인터페이스보다 task에 집중한다는 것
- hidden UI는 생각보다 훨씬 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
- 기억을 요구하는 구조는 쉽게 실패한다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그냥 이론이 아니라 실제 관찰처럼 보였다.
예전에는 이런 글들을 읽으면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인터뷰 메모를 보다가 “아 이 얘기였구나” 하는 순간들이 계속 있었다. 흥미롭다! 굿!!
'Learn every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5월 TIL #8] 목표를 적는 것도 기술이다 (0) | 2026.05.15 |
|---|---|
| [5월 TIL #7] 리뷰 요청을 협업으로 (0) | 2026.05.14 |
| [5월 TIL #5] 목표를 내 안에서 꺼내기 (0) | 2026.05.12 |
| [5월 TIL #4] 인간을 위한 방법론 경계하기: Interview snapshot에 대한 고찰 (0) | 2026.05.10 |
| [5월 TIL #3] (시험 없는) 공부는 재밌는 일이 됐다: Hammerspoon과 Jef Raskin (0) | 2026.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