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리에 관한 피드백 두 가지
내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을 본 팀원분께서 두 가지를 짚어주셨다.
- 개별 인터뷰를 어떻게 정리할지보다, 인터뷰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의사결정으로 연결할지를 먼저 생각해라. 즉, 종착점(어떻게 결정에 쓸 것인가)에서 출발해서 개별 인터뷰의 정리 형식을 역산하라는 뜻.
- AI가 다루기 좋은 형식으로 정리해라. 분석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AI일 수 있다는 전제.
나는 둘 다 놓치고 있었다. 1)개별 인터뷰를 2)"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는 것에만 매몰되어 있었다.
왜 이런 사고에 갇혔는지
인터뷰 잘하고 싶어서 공부할 때 읽었던 글이 Teresa Torres의 Customer Interviews 가이드였다. 거기서는 interview snapshot — 참가자 사진, 인용구, experience map, opportunities를 한 장에 담는 포맷 — 을 추천하고 있었다.
이 포맷이 한 장짜리인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당시 전제는:
- 한 장으로 공감(empathy)을 만들어야 한다
- 인사이트 도출, 페인 포인트 식별, opportunity mapping이 이 쉬워야 한다
이 전제 위에서는 "사람" 머릿속에 흡수 가능한지가 가장 중요한 제약이었고, 한 장 스냅샷은 그 제약에 최적화된 답이었다.
무엇이 바뀌었는가
지금은 분석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AI가 담당할 수 있다. 그러면 제약이 바뀐다.
- 사람이 흡수 가능한가? vs AI가 cross-interview로 패턴/모순/공통 opportunity를 찾기 좋은 구조인가?
- >>> 한 장이 아니라, 여러 인터뷰를 한 번에 비교 가능한 통합된 구조가 핵심이 됨
내가 머릿속에서 떠올린 "사람마다 한 행씩, 하나의 시트로 모아서 도출하는" 방식이 사실 이 방향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시트 형태는 AI가 row-wise로 비교하고 column-wise로 패턴 잡기 좋은 구조니까.
더 큰 교훈 — 지식의 유효기간
최근에 또 다른 팀원 분께서 "낡은 지식을 경계하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이 떠올랐다. 좋은 글이고, 그 시점에는 옳았던 방법론도, 전제가 바뀌었는가를 생각하며 능동적으로 판단해야한다. 특히 AI 시대에는 그 변화 속도가 빨라서, "이 방법이 어떤 전제에서 유용한 것인지"를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도 스냅샷이 정답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머리로 흡수해야 한다는 제약 하에서 스냅샷이 답이었다"라고 읽었으면, 제약이 바뀐 순간 다른 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에 시도해 볼 것
- 인터뷰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이걸로 어떤 의사결정을 할 건가"부터 적어보기
- 거기서 거꾸로 —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이고, 그 질문에 답하기 좋은 구조는 무엇인지 — 형식을 역산
- 개별 인터뷰는 한 장 스냅샷이 아니라, 통합 시트의 한 행으로 합쳐졌을 때 유용한 단위로 정리
- 행/열 스키마를 인터뷰 시작 전에 가설로 잡아두고, 인터뷰 진행하면서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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