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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TIL #4] 상반기 팀 리뷰: AS-IS 개선하는 사람, TO-BE 설계하는 사람

besoluble 장은솔 2026. 7. 7. 09:03

상반기 팀 리뷰를 했다.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라기보다, 지난 반년 동안 팀과 개인이 어떤 방향으로 변했고, 어떤 방식으로 성장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에 가까웠다. 그래서 회고가 끝나고 나서도 “이번 반기에 뭘 했더라?”보다 “나는 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팀이 되어가고 있지?” 같은 질문이 더 오래 남았다. 

먼저 기억을 복원하고, 그다음 질문에 답했다

이번 회고에서 좋았던 점은 시작부터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자 먼저 에이전트와 함께 자신의 상반기를 정리했다. 예를 들면 “내 이름이나 계정으로 1월부터 6월까지 Notion과 Slack에서 한 일을 찾아 활동 로그로 정리해줘” 같은 프롬프트를 돌리고, 지난 반년 동안 했던 일을 먼저 펼쳐보았다. 이 과정 덕분에 회고 시트를 채울 때 완전히 빈 화면 앞에서 기억을 짜내는 느낌이 아니었다. 이미 각자의 머릿속에는 어느 정도 자기 상반기의 재료가 정리되어 있었다. 그 상태에서 회고 질문을 따라가며 필요한 장면을 꺼내고, 의미를 붙이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단계질문무엇을 보려는 질문이었나
체크인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이유는 무엇인지지금의 상태를 가볍게 공유하기
팀의 변화와 성장연초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는지팀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했는지 보기
팀 KEEP / TRY유지할 것과 새롭게 시도할 것은 무엇인지팀의 다음 반기 방향 잡기
개인 성장 TOP 3내가 상반기에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지스스로 인식한 성장 정리하기
동료 코멘트동료가 보기엔 나는 어떻게 성장했는지내가 못 본 변화를 타인의 시선으로 보기
개인 KEEP / TRY피드백까지 보고 유지/시도할 것은 무엇인지개인 성장의 다음 액션 잡기
역할 회고나는 어떤 역할에 가까웠는지팀 안에서의 기여 방식을 이해하기

질문을 따라가며 내가 적은 답들

연초의 우리 vs 지금의 우리 — 무엇이 달라졌나
팀의 변화에 대해 나는 가장 먼저 “일회성에서 지속가능성으로”라는 말을 적었다. 상반기 초반에는 개별 화면이나 실험에 대응하는 일이 많았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디자인 시스템, 운영 분류, 모니터링처럼 다음에도 재사용될 수 있는 자산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늘었다고 느꼈다. 또 하나는 직관에서 근거로 옮겨갔다는 점이었다. 실험 데이터, 리서치 방법론,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판단하려는 흐름이 팀 전반에 생겼다. 유저 인터뷰나 학교 방문처럼 실제 유저를 만나는 일도 많아졌고, 중국 유저 리서치나 국제화, 글로벌 광고처럼 국내를 넘어 실제 글로벌 실행으로 이어진 일도 있었다.
 
내가 상반기에 성장한 부분 TOP 3
개인 성장으로는 세 가지를 적었다. TIL을 통해 성장하는 루틴을 찾은 것, 기획력과 추진력을 팀에 활용하게 된 것, UX/UI에 대한 기준과 관점이 쌓이고 있다는 것. 적을 때는 “내가 요즘 이런 쪽으로 성장하고 있나 보다” 정도의 감각이었는데, 동료들의 코멘트를 읽고 나니 이 세 가지가 조금 더 구체적인 형태로 보였다. 동료들이 반복해서 말해준 것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 TIL은 단순히 매일 쓰는 기록이 아니라 회고와 학습이 쌓이면서 생각의 질을 높이는 루틴이 되고 있었다. 둘째, 블로그나 스터디, 문서로 쌓은 UX/UI 관점은 나 혼자만의 공부가 아니라 팀의 UX/UI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도 조금씩 기여하고 있었다. 셋째, 문서에서 why와 근거가 더 잘 드러나면서 팀원이 내 맥락과 판단 과정을 이해하기 쉬워졌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넷째, 유저 리서치 이후 바로 개선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좋았다는 말도 있었다. 특히 UI 개선에 대해 “유저의 눈높이에서 반발자국 앞선 지점”을 노렸다는 피드백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 챕터의 KEEP은 단순히 “TIL 계속 쓰기”가 아니었다. TIL을 통한 성장 루틴을 유지하고, UX/UI 관점과 기준을 팀에 공유하고, why와 근거가 드러나는 문서를 쓰고, 유저 눈높이에 맞춘 빠른 실행력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내가 혼자 쌓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팀의 판단 기준이나 제품 개선 방식과 연결되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반대로 TRY는 그 성장의 다음 단계에 가까웠다. 지금까지 쌓은 UX/UI 관점을 개인 인사이트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팀이 함께 참고할 수 있는 원칙이나 체크리스트로 명문화하기. 좋은 글이나 인사이트를 TIL에만 남기지 않고 팀 문서, 세미나, 디자인 리뷰 기준 같은 팀 자산으로 확장하기. 그리고 기획력과 추진력을 더 의도적으로 써서 유저 문제 발견 → 개선안 설계 → 실행 → 회고까지 이어지는 작은 사이클을 주도해보기.

전체적으로 모아보니 보인 다섯 가지

다시 정리해보니 크게 보면 회고 포인트는 5개였다.

  1. AI 활용은 익숙해졌고, 이제는 기준과 검증의 단계
    그냥 많이 쓰는 것보다 문키/제니스/리뷰하네스가 팀원처럼 안정적으로 일하게 만들기.
  2. 유저를 만나는 활동은 늘었고, 이제는 소화 체계가 필요
    인터뷰·방문·개밥먹기에서 얻은 인풋을 제품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구조 만들기.
  3. 팀은 안정됐고, 이제는 더 공격적인 실험이 필요
    편안함을 유지하되 대학교 방문, 타 제품 깊게 써보기, 연구 지원처럼 직접 부딪히는 시도.
  4. 개인 학습은 쌓였고, 이제는 팀 자산으로 바꿀 때
    나에게는 이게 특히 중요해 보였다. TIL, UX/UI 관점, 문서의 why와 근거를 개인 기록에서 팀의 기준/체크리스트/리뷰 언어로 확장하기.
  5. 부분 개선은 잘했고, 이제는 큰 흐름 설계 연습
    상반기에는 유저의 불편을 발견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경험을 쌓았다면, 하반기에는 그 개선들이 어떤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져야 하는지까지 더 넓게 보고 싶다.

지금의 역할과 해보고 싶은 역할

회고에는 내가 상반기에 어떤 역할을 주로 했는지 돌아보는 항목도 있었다. AI 시대에는 엔지니어링, 제품, 디자인 같은 직무 경계보다 Prototyper, Builder, Sweeper, Grower, Maintainer 같은 역할 원형으로 팀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의 보리스 체니의 X 글 에서 가져오신 부분이었다. 내 답변을 모아보면 나는 Sweeper와 Grower에 가장 가까웠다.

역할과 내 답변

Prototyper⚪️낮음. 새로운 시도나 아이디어는 있지만, 핵심 강점은 아이디어 발산보다 유저 근거 기반 개선에 가까웠다.
Builder🟠중간. 리서치 후 바로 UI 개선 작업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은 있지만, 인프라나 프로덕션화보다는 제품 개선 쪽에 가까웠다.
Sweeper🟢높음. UI/UX 기준을 만들고,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개선을 하며 제품 경험을 정리하는 역할이 강했다.
Grower🟢높음. 유저 인터뷰, 건대 방문, UX/UI 개선처럼 이미 있는 제품을 유저 관점에서 더 잘 맞게 반복 개선했다.
Maintainer⚪️낮음. 안정성, 보안, 성능, 운영 소유보다는 UX 품질, 학습, 제품 개선 쪽 기여가 더 두드러졌다.

 
나는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많이 던지는 사람이라기보다, 이미 있는 제품을 유저의 맥락에 맞게 다듬고 정리하는 쪽에 가까웠다. 그런데 동시에 Prototyper나 Builder 역할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유저 경험을 크게 설계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존 화면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흐름을 상상하고, 그것을 빠르게 형태로 만들어보고, 팀원들과 함께 검증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 나는 개선에는 익숙하지만 큰 그림을 설계하는 일에는 아직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경험이 없어서 어렵다면, 시도하지 않는 한 계속 못하는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으니까 뭔가 깨는 경험이 필요할 거 같다.

하반기 목표와 남은 생각

결론적으로 모아보니 상반기에는 성장하는 방법을 찾았다면, 하반기에는 그 성장을 팀이 함께 쓸 수 있는 형태로 남기는 데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쌓은 생각을 혼자만의 기록으로 끝내지 않고, 더 나은 제품 판단과 더 좋은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지게 만들고 싶다. 이번 회고를 하면서 은근히 제품이 아닌 나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일이 별로 없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평소에는 기능이 잘 나갔는지, 실험 결과가 어땠는지, 문서가 충분히 명확했는지를 많이 본다. 그런데 내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는 내 변화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 시간이 더 의미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주도적으로 피드백 받을 수 있게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 참 쉽지 않다. 아무튼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