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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TIL #2] ’의도적 멈춤‘ 실패: 매몰비용과 인지편향

besoluble 장은솔 2026. 4. 3. 10:13

4월의 목표를 ‘의도적 멈춤’으로 정해두었는데, 오늘의 나는 처참히 실패했다.

오늘의 사건

오늘은 AX 데이였고, 성훈 님과 팀이 되어 보안 퀴즈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결과물 자체는 꽤 마음에 들었는데, 문제는 발표 시작 전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동이 안 되는 포인트도 계속 달라졌고, 나는 그때마다 문제를 다시 정의하기보다 AI에게 수정 요청을 하고, 배포해보고, 또 안 되면 다시 고쳐달라고 요청하며 기다리는 루프를 반복했다.

문제 인식

이건 내가 이번 달 가장 경계하기로 했던 방식이었다.
그래서 더 현타가 왔다. 단순히 오늘 결과가 아쉬웠던 게 아니라, 이미 조심하자고 마음먹은 패턴을 또 반복했다는 점이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왜 막혔을 때 의도적으로 멈추지 못하는가를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알게 된 것들

원인을 더 잘 알아야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다가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1. 매몰비용 sunk cost
2. 프로그래밍 인지 편향 Cognitive Biases in Software Development

매몰비용(sunk cost)
이미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썼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면 아깝다는 감각 때문에 계속 같은 방향에 투자하게 되는 패턴이다. 생각해보니 오늘 내가 딱 그랬다. 논리적으로는 “여기서 멈추고 다시 봐야 하나?”를 물었어야 했는데, 감각적으로는 “여기까지 했는데 조금만 더 하면 되지 않을까” 쪽으로 계속 갔다.

프로그래밍 인지 편향(Cognitive Biases in Software Development)
그다음으로 흥미로웠던 건, 이런 게 단순히 일반 심리학 차원의 얘기만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맥락에서도 인지 편향으로 연구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티클 Cognitive Biases in Software Development을 번역해둔 Mimul Tech blog의 「프로그래밍에서 인지 편향」 글을 봤다. 개발자가 빠지기 쉬운 편향으로 아래 5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1. 과도한 가치 폄하
2. 이케아 효과
3. 어설픈 최적화
4. 계획 오류
5. 최신 편향

오늘 내 사례에 가장 가까웠던 건 다음 2가지였다.

계획 오류
이 작업이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될 거라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본 점 (성훈 님께서는 나와 달리 안 될 상황을 대비해 slido를 준비해주셔서 문제 없이 발표를 할 수 있었다)

과도한 가치 폄하
잠깐 멈춰서 원인을 정리하고 접근을 다시 설계하는 장기 이득보다, 지금 당장 AI에게 한 번 더 수정 요청을 하는 단기 행동을 계속 선택한 점

즉 오늘 나는 단순히 끈질기게 버틴 게 아니라, 시간을 낙관적으로 보고, 멈춰서 재정의하는 미래의 이득보다 지금 당장 한 번 더 시도하는 쪽을 더 쉽게 택하고 있었다.

마치며

오늘은 의도적 멈춤을 잘하지 못한 하루였지만, 그래서 오히려 내가 왜 못 멈추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게 된 하루가 되었다. 이 끊어내고 싶은 패턴을 단순히 의지 부족으로 보지 않고, 이해하고 다뤄야 할 구조로 보고 더 의도적으로 멈춰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