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점심 때 정훈 님께서 어포던스(Affordance)에 대한 글을 읽으셨다는 얘기가 기억에 남아 나도 저녁에 찾아봤다.
관련해서 pxd의 글을 읽었다.
https://story.pxd.co.kr/1569
어포던스 이야기
디자이너 사이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전문 용어 중 하나는 '어포던스affordance'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용어를 디자인 분야에 처음 소개한 도널드 노먼은 20년이 넘도록 이 용어가 오용되고 있다고
story.pxd.co.kr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어포던스를 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냥 “접근 가능성” 정도의 느낌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읽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관계적인 개념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문라이트 UX/UI 고민
요즘 문라이트를 보면서 계속 하고 있던 고민이 있었다.
문라이트에는 이미 연구자분들의 쉬운 논문 읽기를 위한 여러 기능들이 있다. 문제는 기능이 없는 게 아니라, 그 기능들을 PDF 뷰어라는 틀 안에서 유저들이 어떻게 더 잘 쓸 수 있게 해줄까였다.
그런데 이 고민을 너무 넓고 추상적으로만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더 잘 쓰게 해줄까?”라는 질문은 맞지만, 그 상태로는 막상 어떤 방향으로 봐야 하는지 잘 안 잡혔다. 무엇을 바꾸면 되는지, 어디를 더 봐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개선을 생각해야 하는지가 계속 모호했다.
단서 발견: 어포던스, 기표, 맥락
pxd의 글을 읽고 나서 내 식으로는 이렇게 정리됐다.
어포던스(Affordance)
: 서비스가 실제로 줄 수 있는 가능성에 가깝다
그 가능성은 특정 환경에서 실현된다
그래서 같은 기능도 누구의 맥락에 있느냐에 따라 작동 가능성이 결정된다
기표(Signifier)
: 기표는 그 가능성을 유저가 읽을 수 있게 해주는 단서인 것이다
여기서 좋았던 건, 요즘 내가 하고 있던 고민이 조금 더 구조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문라이트 안에는 이미 다양한 어포던스가 존재한다. 중요한 건 그걸 단순히 “기능이 있다” 수준으로 두는 게 아니라, 유저가 그 가능성을 실제로 읽고 쓸 수 있게 기표로 잘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이어주는 건 결국 연구자의 맥락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PDF 뷰어 안에서도 연구자가 지금 논문을 빠르게 훑어보는 중인지, 핵심만 먼저 파악하고 싶은지, 아니면 원문을 깊게 읽기 위한 경로를 찾고 있는지에 따라 필요한 가능성과 읽히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내가 요즘 하고 있던 고민도 조금 더 명료해졌다.
막연히 “유저들이 기능을 더 잘 쓰게 하려면?”이라고 생각할 때보다, “문라이트 안에 어떤 어포던스가 있고, 연구자의 맥락에서 그걸 어떤 기표로 보여주면 가장 효과적일까” 하는 식으로 질문이 바뀌니까 방향이 조금 더 보이는 느낌이었다.
마무리
요즘 내가 붙잡고 있던 고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점심에 들은 이야기를 저녁에 다시 찾아 읽고 내 생각으로 정리해본 것만으로 업무에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게 큰 수확이었다.
이런 태도는 예전에 내가 썼던 블로그에서도 중요하게 말했던 부분인데, 오늘도 비슷한 식으로 하루 중 들어온 인풋을 그냥 흘리지 않고 내 고민과 연결해본 것 같아서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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