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른 팀 디자이너 분과 점심을 먹으며 팀 내 소통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설득의 함정
그 중 디자이너 분께서 아이디어를 제안해도, 팀에 오래 계셨던 분들이 쌓아온 유저에 대한 이해에 밀려 대화의 끝이 결국 설득당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상황을 얘기해주셨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뭘 더 해볼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얘기를 들으며 우리 팀이 최근 고민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다고 느꼈다.
공유된 이해(Shared Understanding)
나는 요즘 두 명의 팀원과 함께 『유저 스토리 맵 만들기』라는 책을 읽고 실제 서비스 개선에 적용해보고 있다. 공부를 할수록 깨닫게 된 스토리 맵핑의 핵심은 아름다운 저니 맵 같은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었다.

핵심은 스토리 맵핑을 하며 발생하는 논의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 생각들을 발견하고, 그 빈틈을 메우기 위해 직접 유저에게 묻거나 데이터를 확인하며 팀원들과 ‘공유된 유저상‘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유저에 대해 모르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과정이 스토리 맵의 본질이었다.
공유된 이해의 중요성
실제로 우리 팀이 운영하는 AI 논문 리딩 서비스 Moonlight에서는 논문 리뷰를 발행하는데, 유저가 왜 이 리뷰를 보러 오는지에 대해 팀원 간의 생각이 완전히 달랐다.
A 팀원의 생각
유저들은 어려운 논문을 조금 더 쉽게 읽고 싶어서 '리뷰'라는 형식 자체를 보러 오는 것이다.
나의 생각
리뷰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논문 원문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경로일 뿐이다.

서비스의 첫 단계인 '유저가 여기 왜 들어오는가'에 대해서조차 생각이 엇갈리고 있었던 셈이다.
이 상태로 협업을 했다면 과연 제대로 된 임팩트를 낼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이 간극을 느꼈을 때 억지로 결론 내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추측하고 있으니 유저를 직접 만나보자"라고 결정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총 4명의 리뷰 페이지 유입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두 방식의 유입 모두 존재했으며 인터뷰를 통해 그 방식 자체에 대한 선명도도 매우 높아졌다.
같은 유저를 떠올릴 때 비로소 협력할 수 있다
점심 대화 끝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공동의 유저를 위하고 있다면 사실 '누구의 의견이 맞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나도 팀원들과 "이게 낫다, 저게 낫다" 하며 논의가 길어졌던 적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건 우리 중 누구도 정답(유저의 니즈)을 확실히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 일인 것이다. 이제는 논의가 길어질 때마다 스스로 묻는다. "지금 우리는 유저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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